핀테크 vs 금융권? 이젠 경쟁에서 ‘협업’으로
2020-09-29 22:22:23 | 박성현 기자

[금융경제플러스] 정부가 코로나19 시대에 적극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중 ‘정책형 뉴딜펀드’의 핵심 중 하나가 핀테크다. 로봇과 항공·우주, 에너지효율향상, 스마트팜, 친환경소비재, 차세대 진단, 첨단영상진단, 맞춤형의료, 스마트헬스케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셈이다.


핀테크의 성장은 기존 은행권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핀테크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한 초기와는 달리, 은행권 디지털 혁신의 한 축으로 대두되며 기존 금융권과의 협업도 증가하고 있다. 이용이 저조한 핀테크 서비스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핀테크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SC제일은행×토스, 소액단기 신용대출

 

SC제일은행은 최근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와 공동 개발한 소액단기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SC제일은행은 토스에 고객 심사 업무를 위탁하고 토스가 해당 대출 심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SC제일은행과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위원회가 도입한 지정대리인 제도를 활용했다. 지정대리인 제도를 통해 금융사는 예금과 대출 심사 등 고유 업무를 핀테크 기업에 위탁할 수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위로부터 지난해 3월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됐고, 이후 SC제일은행과 함께 상품 개발과 출시를 준비했다.

 

시범 서비스 2년 동안 총 50억 원의 자금이 운영되는 이번 신용대출은 토스의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신청부터 실행까지 약 3분 이내가 걸린다. SC제일은행 측은 "핀테크 기업과 성공적인 협업 사례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활성화, 인터넷뱅킹 25% ↑

 

핀테크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인터넷 뱅킹 이용실적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9월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상반기 중 인터넷뱅킹을 통한 조회·자금이체·대출신청서비스의 일평균 이용건수는 작년말과 비교해 25.5% 늘었으며 금액은 10.9% 증가했다.

 

모바일뱅킹의 일평균 이용건수와 금액은 각각 22.8%, 22.9% 증가했다. 전체 인터넷뱅킹에서 모바일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 작년말 13.5%에서 15%로 증가했다. 반면, 건수로는 작년말 61.8%에서 60.5%로 소폭 줄었다. 

 

서비스별로는 입출금, 자금이체 서비스의 경우 인터넷뱅킹의 이용비중은 64.3%를 차지하며 작년말(59.3%)에 비해 5%p 증가했다. CD/ATM이 22.7%, 창구 7.4%, 텔레뱅킹 5.6%로 뒤를 이었다. 조회 서비스도 인터넷뱅킹 비중은 작년말 90.3%에서 올해 상반기 91.5%로 늘었다. 창구 5.9%와 CD/ATM 1.3%, 텔레뱅킹 1.2%을 나타냈다.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수는 1억6479만명으로 작년말대비 3.5% 증가했다. 개인 고객수는 1억5424만명, 법인 고객은 1055만명으로 작년말대비 3.4%, 5.4%씩 늘었다. 모바일 뱅킹 등록 고객 수는 1억2825만명으로 작년말 대비 6% 늘었다. 인터넷 뱅킹 중 모바일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77.8%로 작년말(76%) 대비해 1.8%p 상승했다.



경쟁에서 ‘협업’으로 전환 시기

 

은행권 일각에서는 향후 디지털 금융시장 선점을 위한 핀테크와의 경쟁구도가 협업체계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4년 16개 시중은행들이 참여해 제공했던 간편결제·송금 서비스 '뱅크월렛'은 다음달 30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핀테크 영역에서 카카오페이, 토스 등과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한 은행 관계자는 "독자적인 서비스를 고집하기보다 급성장한 핀테크 기업들과 손을 잡는 게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은행권에서 경쟁하면서도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핀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며 "은행업권의 경계가 흐르지는 만큼 다양한 협업 시도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현 기자 psh4608@fne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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