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기획 Ⅰ] 금융권 대고객 정보콘텐츠 서비스 친화도 분석
2021-04-06 15:20:13 , 수정 : 2021-05-04 10:33:48 | 이상인 편집국장

 

[금융경제플러스] 전통적으로 보수적이면서 폐쇄적인 자세를 취했던 금융업계에 홍보마케팅 변화의 바람이 일면서 이제는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렵다. 금융사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다양한 온라인 채널들을 개설해왔고 각사 개성이 담긴 맞춤 콘텐츠들을 발행하는 등 대고객 친화적인 방향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미래의 잠재고객인 2030세대를 겨냥해 다양한 마케팅의 일환 중 하나로 은행권들이 수년전부터 선보이고 있는 재미나면서도 힙한 트렌드를 읽은 광고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2030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모델들이 등장한 것도 이색적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유인나를 모델로 기용해 대히트를 시켰고 중독성 있는 영상으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키움증권은 대중음악권의 대세인 임영웅을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현재 콘텐츠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운데 알아서 고객이 올 때까지 기다렸던 과거와 달리 이제 고객들은 나에게 유용한 금융사를 직접 두루두루 비교하고 살펴보며 선택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고객들과 얼마나 친화적인가에 따라 금융사의 경쟁력이 결정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금융사들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일정부분 인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설립된지 수십년이 된 금융사들의 경우 젊은 기업, 요즘 느낌으로 기업 이미지를 친근하게 바꿔나가고자 공식홈페이지에서 담기 어렵지만 유익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SNS채널을 활용 중이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본지는 유튜브, 블로그, 뉴스기사, SNS까지 4개의 주요 채널들을 큰 기준으로 삼아 현시점에서 금융사들의 SNS 고객 친화도를 살펴보며 현재 금융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의 대고객 마케팅 수준을 파악하는 기회를 마련해봤다. 

 

유튜브

 

불과 2019년까지만 해도 활발한 움직임이 없었던 금융사들의 유튜브 채널은 2020년 금융사들이 본격 운영에 나서면서 ‘금융사 유튜브’라는 뜻의 금튜브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하며 ‘실버 버튼’을 받은 곳들이 속속 등장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트렌드로 인해 지점에 직접 방문이 어려워지자 저금리시대에 자산관리를 위한 이들은 은행과 카드사 유튜브로,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스스로 투자에 나선 이들은 증권사 유튜브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은행과 증권사들의 유튜브는 금융권 내에서도 독보적인 수치를 보인다. <표 참조>
 

제1금융권들의 경우 공식 유튜브 채널과 별도로 운영하는 곳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각사의 서브 계정들은 같은 은행의 공식 채널과 달리 원래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아 별도로 검색해야 하지만 기존 금융권의 딱딱한 강의식 동영상이 아닌 유익한 정보와 재미를 적절히 제공한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공식 채널에서 홍보모델인 방탄소년단(BTS)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KB국민은행의 서브 채널인 마니버니는 개설 초기 젊은 행원들이 직접 출연하는 콘텐츠를 함께 병행하며 2030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즉각 대응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현재는 '월요지식회'로만 콘텐츠가 구성되고 있는데 자산관리, 부동산 등의 금융지식 외에 경제, 소비 트렌드까지 폭넓은 범위의 상식을 소개하고 있다. 딱딱한 상식 소개에서 벗어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일, 여행 그리고 삶'과 같은 실생활과 밀접한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웃튜브' 역시 마니버니와 마찬가지로 은행의 공식 채널과는 별도로 운영중이다. 채널명인 웃튜브는 돈을 의미하는 '₩'과 '우리(Woori) 그리고 유튜브가 결합한 형태로, 금융 지식은 물론 젊은 고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재미있는 주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젊은 층을 공략하고 소통하는 일에 금융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계정에서는 자사 프로모션이나 광고 영상을 재탕하는 수준으로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경우도 있었다. 

 

SNS

▲금융사 중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계정들. 하루에 많게는 3개씩 게시물이 게시될 정도로 활발하며 게시물의 좋아요도 세자릿 수를 기록할만큼 구독자들과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유튜브가 급부상하기 전 SNS 채널의 대표주자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팔로워수들도 살펴봤다. SNS 채널에 신경쓰지 않는 금융사들이라도 두 개 채널 중 하나는 보유한 곳들이 대다수였다. 
 

채널 성격상 전파력이 빠르다는 점에서 고객의 참여가 중요한 자사의 이벤트나 설문조사 홍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재 연령별 선호 채널이 극명히 갈리고 있는데 마케팅 전문가들은 겨냥하는 연령대에 따라 20~30대는 인스타그램, 40~60대 페이스북, 10~60대는 유튜브로 보고 있다. 금융사에 20~30대가 급격히 유입하게 되면서 유튜브 못지 않게 인스타그램의 역할도 활발해진 상태다. 인스타그램 계정 생성 후 팔로워들과 소통만으로도 ‘젊은 금융사’라는 이미지를 기본으로 가져갈 수 있으며 실질적인 프로모션 홍보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은행권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저금리 시대와 핀테크업체들의 적극적인 금융업 진출로 미래의 고객인 젊은 층들과의 소통을 활발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블로그

 

▲콘텐츠 보유량이 높은 증권사들의 블로그는 그 어떤 경제 지식 서적보다 쉽고 재미있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읽을 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구독자로 승부하는 유튜브와 달리 블로그는 얼마나 양질의 내용으로 승부하느냐가 관건이다. 블로그에서는 증권사들의 콘텐츠 수가 월등히 많았다.
 

가장 많은 콘텐츠 수를 보유한 삼성증권의 경우 국내 시장과 글로벌 시장을 나눠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각각의 지식들을 상세히 설명해놓고 있다. 
 

삼성증권 블로그에서는 해외 주식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월별로 나라별 주식시장의 휴장일도 공지해놓는 등 블로그 내에서 기초 지식을 섭렵할 수 있을 정도다. 삼성증권 뿐 아니라 대부분 업체들의 블로그 계정들이 주식과 경제, 현재 소비트렌드 상식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충실히 포스팅하는 방향으로 변모했다.
 

이렇게 금융사들의 블로그 콘텐츠 내용들이 단순 자사의 프로모션이나 상품 소개에 그치지 않고 금융과 경제 전반적인 지식 소개로 변화하게 된 계기는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 2차 질의응답(FAQ) 자료를 배포하면서 "보험사 등 직접판매업자의 경우 금소법에 별도의 경과조치나 적용례가 없으므로 앞서 만들어진 광고물을 활용해 광고를 하는 경우 금소법상 광고 시 준수사항을 적용받는다"고 안내한 바 있다.
 

해당 법령 시행 이전에 만든 광고물들마저 금소법 적용 대상이 된 것은 물론 광고물을 계속 게시하기 위해서는 사전심의를 새로 받아야 하는 등 금융상품 광고 준수 사항을 지켜야 하므로 과거보다 게시물 기준이 까다로워졌다. 때문에 블로그 계정을 재정비하거나 블로그 대신 다른 채널을 대외 수단으로 선택한 곳들이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뉴스기사(포털 노출 기준)

▲포털사이트에 노출되는 금융사들의 기사들. 소통의 창구를 다양한 채널로 늘렸지만 언론 뉴스를 통한 홍보 역시 금융권 입장에서는 소홀히 할 수 없는 영역이다. 

 

 

SNS 채널들이 대고객 주요 채널로 떠올랐지만 언론 매체를 통한 뉴스 기사 배포는 여전히 금융권들의 전통적인 홍보 수단이다. 
 

한달 기준으로만 뉴스 기사 검색을 조사해도 대부분 천단위, 백단위로 기사 검색량이 많았다. 전 금융사들 가운데 3월에는 KB국민은행이 포털뉴스 검색이 가장 많았다. 은행권 외에 포털 뉴스 기사 노출이 많은 곳은 보험사들이었다. 보험사들 중에서도 KB손해보험의 뉴스 노출량이 가장 많았다. <표 참조>
 

지난해 10월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금융 4대 지주사 홍보비가 처음 공개됐는데 이때 공개된 자료를 통해 기업의 홍보 움직임과 배경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기업들의 홍보비는 신문과 방송, 인터넷언론 등에 집행한 광고비를 합산한 비용인데 김 의원 측이 공개한 4대 금융지주사로부터 받은 '4대 금융지주사의 홍보비 지출 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해당기간에 홍보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총 1433억원을 지출한 KB금융이었다. 15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자하면서 언론 홍보에도 주력한 양상이다. 
 

그밖에 신한금융 1307억원, 하나금융 1288억원, 우리금융 1171억원 순으로 이어진 것으로 발표됐다.

 

정연비 기자 jyb@fne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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