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회사 생일에 던진 비장한 메시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를 화두로 꺼내
디지털 시대의 해법으로 양손잡이 경영론 제시
2020-09-07 15:22:03 , 수정 : 2020-09-09 13:56:45 | 이상인 편집국장

[금융경제플러스] 지난 7일 열린 교보생명 창립기념식은 여느 기념식의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회사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를 화두로 꺼낸 것.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위성으로 전국에 중계된 창립기념식에서 신창재 회장은 보험업계를  둘러싼 ‘시계 제로’의 경영 환경에 대해 진단하며 위기론을 설파했다.

 
60여 년간 생명보험 한길을 걸어오며 한국을 대표하는 보험사로 성장했지만, 보험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에 대한 비장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제로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이차역마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고금리 상품의 비중이 높은 대형사들의 경우 이차역마진 확대로 재무건전성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부채적정성평가(LAT) 결손금액과 각종 보증준비금이 급격히 늘어 자본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금융감독당국이 2023년 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에 맞춰 시행할 예정인 신지급여력제도(K-ICS)도 잘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의 위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며, 금융시장에 빠르게 침투해 전통 금융회사를 위협하는 빅테크 기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창재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양손잡이 경영’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사 차원의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금융·보험업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사업영역에도 진출해야 한다는 것.

 
신 회장은 “급격한 시장변화에 살아남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되려면 ‘양손잡이 경영’을 해야 한다”며, “한 손으로는 기존 생명보험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다른 손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로 나아가야 한다. 때로는 넘어질 때도 있겠지만, 꿋꿋이 다시 일어나 달려 가자”며, “익숙함을 지나 두려움을 넘어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면 교보생명은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사랑받는 100년 기업이 될 것”이라며 끝을 맺었다.

 

이상인 편집국장 lagolftime@fneplus.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