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신남방 전략 요충지 미얀마(Myanmar) 현지 진출 순항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산업은행 등
2020-04-11 12:37:06 , 수정 : 2020-04-13 19:04:52 | 편성희 기자

[금융경제플러스] 금융권의 미얀마(Myanmar) 진출이 순항을 타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등이 미얀마 현지법인 예비인가를 받은 소식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번 미얀마 금융산업 인가에는 총 4개국의 12개 은행이 참여해 최종 7개 은행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에서는 기업은행을 포함해 국민은행이 법인인가를 취득했고, 산업은행은 지점인가를 받았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은 기업금융, 소매금융 업무를 할 수 있으며 지점은 총 10곳까지 설립할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의 경우 지점 한곳의 설립이지만 미얀마 진출의 초석을 다질 수 잇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미얀마는 베트남 다음으로 신남방 진출에 필요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중국-인도-ASEAN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9월 전국은행엽합회,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장들은 경제사절단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미얀마 일정을 함께 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2016년 인가를 받아 현재 지점을 운영 중이다. 

 

5000여 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미얀마는 매년 6~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15세 이상 인구의 은행 계좌보유율은 22%에 불과하다. 또 현재 약 300여 개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다. 양곤 인근에 약 300개 기업이 입주 가능한 韓-미얀마 경제협력 산업공단을 신규 조성 중으로 향후 더 많은 한국기업이 미얀마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얀마 정부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외국계 금융사 유치를 적극 추진 중이었다. 우리 금융사들도 현지법인 설립을 적극 추진한 것도 이에 기인한다.

 

◇ KB국민은행, 서민주택 100만 가구 원하는 미얀마에 주택금융 경쟁력 어필

 

KB국민은행(은행장 허인)은 9일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현지법인 인허가를 받은 은행은 기업금융ᆞ소매금융이 가능하고, 10곳까지 지점 설립을 할 수 있는 등 사실상 모든 은행 업무 수행 자격이 부여된다. KB국민은행은 향후 9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최종 본 인가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한국에서 영위해 온 주택금융과 소매금융 부문에서 지닌 강점을 미얀마 금융업 발전에 십분 발휘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그간 소액대출금융기관(Micro Finance Institution) 사업을 통해 주택금융 노하우를 미얀마에 전수하는 등 현지 진출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2014년 미얀마 주택건설개발은행과 업무제휴를 체결했고, 특히 은행업, IT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과 업무지원 등 다방면에서 소통하며 협업 모델 발굴을 위한 공감대 형성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2017년에는 미얀마 건설부, 주택건설개발은행(CHIDB)과 상호협력을 전제로 3자 간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올해에는 양곤(Yangon)에 한국어 CBT(Computer Based Test) 시험장 리모델링 지원과 한국어 시험 응시자들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등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CSR) 행보를 이어왔다. 향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여 미얀마 근로자의 한국어 시험 응시를 돕기 위한 원스톱 서비스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미얀마 은행업 예비인가 취득을 통해 향후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뱅킹서비스를 포함한 주택청약 프로세스, 모기지대출, 기업금융 및 인프라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얀마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보다 다양하고 선진화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미얀마 금융시장의 외국계 선도 은행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IBK기업은행, 중기금융 노하우 미얀마에 전파 계획


IBK기업은행(은행장 윤종원)의 미얀마 현지법인 설립인가(예비인가)는 기업은행의 해외 진출 사례 중 사무소에서 지점 전환 없이 현지법인을 설립한 첫 사례로 역사에 남는다. 또 취임 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 도약’을 선언한 윤종원 은행장의 첫 해외 진출 성과로 손꼽힌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LH공사, 코트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산업인력공단 등 9개 공공기관과 미얀마 진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One Team Korea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한 지역에 함께 진출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미얀마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금융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법인 설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의 미얀마 진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전에 금융기반을 구축해 놓음으로써 신규 진출 기업들의 현지정착과 조기 안정화를 적극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진출 한국기업은 물론 미얀마 현지 중소기업도 지원할 예정이다. 59년 동안 쌓아온 정책금융 및 중기금융 노하우를 현지 금융기관, 정부 기관과 공유해 양국 경제협력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 개발금융 위주 영업 전략

한편 미얀마 양곤에 지점 설립 인가를 받은 산업은행은 개발금융 위주의 영업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개발금융 노하우를 미얀마에 전수하기 위해 협력관계를 추진해 온 점을 미얀마 정부가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양곤지점 진출을 통해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지원하고 미얀마 정부은행과 개발금융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방콕 지점을 철수한 지 22년 만에 인도차이나반도에 영업점을 다시 열 수 있게 됐다.

 

편성희 기자 psh4608@fneplus.com